©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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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곡은 무주 설천면 심곡리의 지형과 기억 위에 서 있다. 깊은 골짜기의 흐름, 계곡의 방향, 바람의 궤적이 건축의 구조와 시퀀스를 규정하며, 대지는 형상의 재료가 아닌 사유의 근거로 작동한다. 입구에서부터 여정은 의식의 전환으로 이어진다. 낮고 긴 벽과 협소한 길은 외부 세계와의 단절을 예고하며, 걸음의 속도를 늦추는 순간, 사유의 속도가 변하기 시작한다. 거친 콘크리트와 암석, 대나무의 질감은 자연의 일부로서 건축을 완성하고, 그 안에서 방문객은 스스로 자연의 한 부분임을 자각하게 된다. 대나무 숲, ‘서림(署箖)’을 지나며 외부의 소음이 사라질 때, 주체는 이미 ‘소요새(逍遙塞)’의 경계에 다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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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 들어서면 대지의 생명력을 상징하는 이끼 돌과 마주하게 된다. 자연의 시간과 땅의 기억을 품은, 이 오브제는 공간의 분위기를 단번에 환기하며, 방문객의 감각을 천천히 내부로 이끈다. 2층에 마련된 다도 공간은 마치 물 위에 가볍게 떠 있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차를 마시며 머무는 동안 방문객은 풍경과 호흡을 나누듯 시간을 보내고, 일상의 표면을 넘어 보다 깊은 내면의 세계와 조용히 마주하게 된다.

 

 

©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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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지는 이야기는 월간데코 4월호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PROJECT INFO


설계
100A associates

위치
전북 무주군 설천면 심곡리 285번지

면적
842.51㎡

규모
1개 층

마감재
벽체. 테라코 그래뉼 도장, 우드필름, 타일, 열연강판, 인조 볏짚 마감
천장. 도장, 열연강판 마감
바닥. 타일, 열연강판, 원목마루, 데크, 플레인 콘크리트 폴리싱, 고흥석 혼드 마감

완공 연도
2025

사진
김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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